◆ 세계는 노라인 혁신중 (中) ◆
사진설명세계에서 가장 큰 공장이 된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 모델S, 모델X, 모델3 등 테슬라 전기차 전량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손재권 특파원]
'이곳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공장입니다. 이 공장보다 더 큰 용지는 네덜란드 튤립 농장뿐입니다. 저 옆에 보이는 것이 이번에 공개한 모델3 부품입니다. 2주 전에 발표해서 라인이 완비되지 않았습니다만 곧 풀가동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테슬라 전기차 혁명 진원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 겉으로 보면 연면적 21만5000㎡(약 6만5000평)에 들어선 하얀색 건물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테슬라 전기차 모델S, 모델X 등을 하루 5000대씩 생산하는 거대 장비가 가득 차 있다. 공장은 걸어다닐 수 없는 정도여서 놀이공원 코끼리열차와 같은 간이 이동 수단을 타고 돌아다녀야 한다. 생산 라인에서는 '쿠카'라는 이름의 제조 로봇이 춤추듯 모델S를 조립하고 있다. 공장 내부에는 실제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있는데, 먼 곳에서 보면 자동차를 만드는 로봇이 아니라 춤추는 로봇으로 보일 것 같다.
테슬라 공장은 거의 100% 로봇 공정이지만 사람이 관여하는 부분은 마치 '수제품' 만들듯 정교하게 작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테슬라는 오는 2018년까지 연간 50만대를 생산하고 같은 공장에서 추가 확장 없이 10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양산 규모를 2배로 늘리려면 공장 규모를 최소 2~3배 확장하고, 인력도 그만큼 더 채용해야 한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라면 땅값, 인건비 부담이 덜한 외국에서 공장 용지를 찾는 데 주력할 것이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말한다. '프리몬트 공장 외에서 제조할 생각은 없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테슬라 관계자는 '머스크는 제품도 제품이지만 '공장' 자체를 제품보다 더 훌륭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공정 혁신을 통해 생산 속도를 20배로 늘려 같은 공장에서 10배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귀띔했다.
테슬라 공장의 놀라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테슬라 공장 투어를 마친 후 1층 딜리버리 센터에 도착하니 또 다른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르겐 다링그라고 이름을 밝힌 직원이 다가오며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같이 주문하면 테슬라를 집에서 충전할 수 있고 전기료도 절약할 수 있다'고 말을 건넸다. 그는 '당장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 견적만이라도 받아 보시겠느냐'고 말했다. 다링그 씨는 솔라시티 직원이었다. 솔라시티는 머스크가 창업한 에너지 회사로, 지난해 11월 테슬라와 합병해 현재 테슬라 에너지사업부로 변경됐다. 테슬라 공장에 솔라시티 직원이 근무하면서 '태양광'과 '가정용 배터리'를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다. 충전 스트레스를 받는 테슬라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판매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3년 창업 후 10년 만인 2013년 상장해 현재 주가 351달러를 기록 중인 테슬라는 단순히 하나의 전기차 회사라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여러 업종 경계를 뛰어넘는 하나의 '산업'으로 규정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자동차 회사에서 시작해 에너지 회사로 변신했으며 앞으로 건설, 서비스까지 확장하며 '테슬라'라는 새로운 산업을 잉태하고 있다는 얘기다.
테슬라의 다음 목표는 건설업이다. 테슬라는 가정집 지붕을 태양광으로 대체하는 '솔라루프'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솔라루프는 태양광 패널을 넘어 테슬라가 가정용 주택 시장까지 파고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솔라루프와 홈 배터리 '파워월'까지 결합시킨 이상적 모델하우스를 만들어 공개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통해 '공장' 자체를 혁신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구현하는 것이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과 지금 공들여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다.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은 기가팩토리가 오는 2020년 완공되면 기존 에너지 산업은 물론 건설 산업까지 파괴적 혁신을 하는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공장은 잠실 야구장 50개를 모아 놓은 50만㎡(약 15만평) 규모로 747 보잉 항공기 93대를 격납할 수 있는 넓이다. 완공 후엔 길이 측면에서 세계 최대 높이를 자랑하는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보다 더 긴 건물이 된다. 건설 비용으로만 약 60억달러(약 6조6000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기가팩토리는 세계 최대 '배터리 공장'이다. 즉 세계 최대 규모로 배터리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이를 생산해내는 '지능형 공장'도 만들게 된다. 테슬라는 이 같은 '지능형 공장'을 수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2020년께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하면서 궁극적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계를 붕괴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일론 머스크는 향후 10년간 달성할 '마스터 플랜2'를 통해 테슬라 최종 단계는 '자율 주행'을 넘어 '차량 공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정한 자율주행이 규제 당국 허가를 받으면 운전자들은 차량이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부를 수 있게 된다. 일하는 중이나 휴가 중엔 버튼 하나만 눌러 '공유 모드'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차 주인을 태우지 않고도 스스로 도로에 혼자 돌아다니게 한다는 얘기다.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는 '우버'처럼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테슬라 네트워크'라는 차량 공유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 <용어 설명>
▷ 노라인(No Line) : 아마존 시애틀 본사에 위치한 '아마존 고' 매장에 붙어 있는 '노라인, 노체크아웃'에서 확산된 말. 기술의 기하급수적 발달로 온라인·오프라인, 제조업·서비스업 경계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643531
energy 2017-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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